
지난 AI 전공 대학 분석 글에 이어, 이번에는 조금 더 앞을 내다보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입시 커뮤니티에서 "삼전닉스 의치한약수"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거 아시나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급 선호도를 보인다는 뜻인데요. 2027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이 흐름이 실제 숫자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AI·반도체 산업 호황이 2027 신입생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공식 발표된 모집인원 자료와 수능 점수대까지 함께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의치한약수'가 뭔가요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용어부터 짚고 갈게요. 의치한약수는 대입 최상위권 학생들이 전통적으로 목표해온 여섯 개 계열의 앞글자를 딴 표현입니다.
글자 계열 특징
| 의 | 의예과 | |
| 치 | 치의예과 | |
| 한 | 한의예과 | |
| 약 | 약학과 | |
| 수 | 수의예과 |
이 다섯(관용적으로 '의치한약수'라 부름) 계열은 졸업 후 국가고시를 거쳐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고 고소득·고안정성 직업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오랫동안 1순위로 삼아온 진학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삼전닉스가 의치한약수급"이라는 표현은, 원래 의·치대급 성적이 있어야 갈 수 있었던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에도 그만큼 몰리고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아래에서 이 표현이 실제 수치로도 뒷받침되는지 하나씩 확인해보겠습니다.
왜 지금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이 나올까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1인당 수억 원대의 성과급 소식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산업이 향후 수년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성과급과 채용 안정성이 맞물려 SK하이닉스·삼성전자 계약학과에 최상위권 수험생의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두고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실제로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 채용조건형 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수시 합격선(교과·종합 평균)은 2021학년도 3.10등급에서 2026학년도 1.47등급까지 크게 올랐습니다. 반도체 계약학과의 평균 합격선이 서울대 자연대를 넘어섰고, 일부 지방 의대보다도 높은 점수를 기록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의대냐 반도체냐"가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실제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다만 성과급 수치나 '의대를 넘어섰다'는 표현은 언론·업계 보도를 인용한 것으로, 매년 실적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정보입니다. 특정 수치를 확정적 사실로 단정하기보다는 흐름을 참고하는 용도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2027학년도 반도체 계약학과 공식 모집인원
가장 궁금해하실 부분, 바로 숫자로 확인해보겠습니다.
진학사가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분석한 공식 자료 기준입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협약 계약학과 (10개교)
| 협약 기업 | 대학 | 학과명 | 2027 모집인원 | 대학 입학처 |
| 삼성전자 | 연세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 100명 | 입학처 |
| 삼성전자 | 성균관대학교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 70명 | 입학처 |
| 삼성전자 | KAIST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 40명 (전년 100명에서 감소) | 입학처 |
| 삼성전자 | UNIST | 반도체공학과 | 40명 | - |
| 삼성전자 | POSTECH | 반도체공학과 | 40명 | - |
| 삼성전자 | GIST | 반도체공학과 | 30명 | - |
| 삼성전자 | DGIST | 반도체공학과 | 30명 | - |
| SK하이닉스 | 한양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 40명 | 입학처 |
| SK하이닉스 | 고려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 40명 | 입학처 |
| SK하이닉스 | 서강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 30명 | 입학처 |
삼성전자 합계 350명 + SK하이닉스 합계 110명 = 총 460명으로, 전년 대비 60명이 줄었습니다. 감소분은 대부분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모집인원이 100명에서 40명으로 조정된 영향입니다.
전형 방법도 확인해두세요
- 전체 460명 중 수시 377명(82%), 정시 83명(18%)으로 수시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 수시 377명 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319명(84.6%)을 차지합니다.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은 각 29명(7.7%)에 그칩니다.
- 특히 KAIST와 POSTECH은 정시 선발이 아예 없고 수시로만 2027학년도 신입생을 뽑습니다.
-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반도체 계약학과는 수능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보다 학업역량과 탐구역량, 전공 분야에 대한 관심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며, 학생부에 수학·과학 탐구 역량이 얼마나 충실히 담겨있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계약학과 외 13개교 18개 학과, 전체 규모는 얼마나 될까
계약학과는 삼성·SK 두 기업 협약분(10개 학과) 외에도 다른 기업과 협약한 곳까지 포함하면 범위가 더 넓어집니다.
| 협약 기업 | 대학 | 학과명 | 2027 모집인원 | 대학 입학처 |
| 삼성전자 | 성균관대학교 |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AI 특화) | 30명 | 입학처 |
| 삼성SDI | 성균관대학교 | 배터리공학과 | 20명 | 입학처 |
| 현대자동차 | 고려대학교 | 스마트모빌리티학부 | 30명(일부 자료 50명) | 입학처 |
| 삼성전자 | 고려대학교 | 차세대통신학과 | 20~30명 | 입학처 |
| LG디스플레이 | 연세대학교 |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 14~30명 | 입학처 |
| 카카오엔터프라이즈 | 가천대학교 | 클라우드공학과 | 비공개 | - |
| LG유플러스 | 숭실대학교 | 정보보호학과 | 20명 | - |
13개교 18개 학과 전체를 합치면 2027학년도 총 모집인원은 약 790명 규모로, 이 중 AI를 정면으로 표방하는 곳은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삼성전자 협약)가 대표적입니다. 반도체 계약학과에 비해 AI 단독 계약학과는 아직 숫자가 많지 않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 위 표의 세부 인원은 언론사별 발표 시점에 따라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종 확정된 숫자는 각 대학 입학처의 2027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요강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지원 가능한 수능 점수대는 어느 정도일까
2027학년도는 아직 시험이 치러지지 않아 실제 합격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최근 실적인 2026학년도 합격자 데이터를 참고 기준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의 2026학년도 정시 합격자 평균 점수(국어·수학·탐구 백분위 평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한양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 SK하이닉스 | 98.0점 |
| 고려대학교 | 반도체공학과 | SK하이닉스 | 97.0점 |
| 성균관대학교 | 반도체시스템공학과 | 삼성전자 | 96.0점 |
| 서강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 SK하이닉스 | 95.0점 |
| 연세대학교 | 시스템반도체공학과 | 삼성전자 | 95.0점 |
| (참고) 서울대학교 | 자연과학대학 전체 평균 | - | 95.8점 |
5개교 계약학과 전체 평균은 96.2점으로, 서울대 자연대 합격자 평균(95.8점)을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계약 기업별로 나눠보면 SK하이닉스와 협약한 고려대·서강대·한양대의 평균(96.7점)이 삼성전자와 협약한 연세대·성균관대(95.5점)보다 1.2점 높게 나타났습니다.
수시 등급도 함께 살펴보면,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수시 합격선(교과·종합 평균)은 2021학년도 3.10등급에서 2026학년도 1.47등급까지 상승했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역시 2021학년도 3.25등급에서 2026학년도 2.68등급으로 올랐습니다.
두 학과 모두 학과 개설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의대 합격선과 비교해보면 체감이 더 확실합니다. 2026학년도 지방권 의대의 정시 평균 합격 점수는 97.2점으로 한양대 반도체공학과(98.0점)보다 낮고, 고려대 반도체공학과(97.0점)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경인권 의대(99.0점), 서울권 의대(98.8점)와의 격차도 예전만큼 크지 않습니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반도체 계약학과와 의대에 동시 합격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선택이 앞으로 합격선 구도를 더 흔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 위 점수는 2026학년도 기준 실적이며, 2027학년도 합격선을 그대로 보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 5~6년간 합격선이 꾸준히 상승해온 흐름을 보면, 2027학년도에도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을 예상하고 준비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계약학과 밖에서도 반도체·AI 인재 수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입니다. 진학사가 서울 소재 대학의 2027학년도 반도체 관련 학과 수시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계약학과가 아닌 일반(비계약) 반도체 학과의 모집인원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 서울권 반도체 학과 선발 대학: 2026학년도 14개교 → 2027학년도 15개교로 증가
- 수시 모집인원: 502명 → 564명 (62명 증가, 기회균형 등 특별전형 제외)
- 계약학과 5개교(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한양대)의 수시 모집인원은 2026·2027학년도 모두 205명으로 동일하게 유지
- 서울시립대: 지능형반도체전공에서 기존 학생부교과전형 4명에서 6명으로 확대, 학생부종합전형 10명을 신설
- 중앙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 학생부종합전형을 10명에서 13명으로 확대, 논술전형 5명 신설
- 성신여대·국민대: 반도체 관련 학과 신설·개편
진학사 우연철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런 흐름에 대해 "반도체 분야 인재 수요가 특정 대기업 채용 연계 구조를 넘어 대학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삼성·SK와 계약을 맺지 않은 일반 반도체·AI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AI학과는 2027학년도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지난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2026학년도 기준으로도 이미 AI·인공지능학과는 자연계열 최상위권으로 자리를 잡았는데요,
종로학원 대표는 반도체 산업 성장성과 기업 연계 취업 구조가 맞물리며 상위권 학생들의 선호가 더 강화되고 있고, 의대·서울대 공대 중심이던 최상위권 진학 흐름이 반도체 계약학과 쪽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5년 고1 학생들의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를 보면, 과학탐구 원점수가 사회탐구보다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계열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와 변별력이 인문계열보다 높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종로학원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와 최상위 자연계 학과(반도체·AI 포함)에 먼저 지원한 뒤 인문계 학과를 지원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정리하면, AI학과 자체의 계약학과 숫자는 아직 반도체만큼 많지 않지만, AI·반도체를 아우르는 첨단산업 계열 전반의 선호도와 합격선이 함께 밀려 올라가는 구조로 흘러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도 반도체 계약학과의 합격선 상승이 자연계 전체 정시·수시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함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2027 지원 전략, 이렇게 준비하세요
체크포인트 내용
| 수시 중심 전략 필수 | 반도체·AI 계약학과는 수시 비중이 80% 이상. 정시 '올인' 전략은 위험 |
|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 수시 중에서도 학종 비중이 압도적(84.6%). 수학·과학 탐구활동 기록이 핵심 |
| 계약학과 외 선택지도 확인 | 서울시립대·중앙대 등 비계약 반도체·AI 학과도 모집인원 확대 중 |
| 최신 모집요강 재확인 | 매년 협약 기업·모집인원이 조정될 수 있어 반드시 최신 공고 확인 |
| 자연계 전반 강세 고려 | 반도체 인기가 AI·컴퓨터공학 등 인접 학과 합격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 |
원문 자료 바로가기 링크 모음
자료를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참고 링크를 정리해드립니다.
- 진학사 - 반도체 계약학과 10명 중 8명 '수시'로 뽑는다 (머니투데이)
- 반도체 계약학과 총 모집인원 460명 집계 (뉴스핌)
- 삼성·SK하이닉스 반도체 계약학과 460명 선발 (뉴스1)
- 서울권 반도체 학과 수시 모집인원 증가 분석 (인사이트)
-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2027 수시 모집 상세 (베리타스알파)
- SK하이닉스 계약학과 입결 상승 분석 (베리타스알파)
- 반도체 계약학과 정시 합격선, 서울대 자연대 추월 (CBC뉴스)
- 연세대·고려대 반도체 계약학과 수시 합격선 역대 최고 (아이뉴스24)
- 2027학년도 대입 연간 학습전략 총정리 (베리타스알파)
- 2027학년도 대입 전략, 자연계 강세 전망 (한경 생글생글)
마무리하며
반도체·AI 산업의 호황이 대학 입시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걸 이번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새삼 실감했습니다. 다만 성과급이나 산업 전망은 매년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변수라는 점, 그리고 계약학과 합격은 수능 성적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학생부 전반의 역량이 중요하게 평가된다는 점은 꼭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반도체·AI 계약학과에 관심 있는 고1·2 학생이라면, 지금부터 수학·과학 교과 성적뿐 아니라 관련 탐구활동과 프로젝트 경험을 학생부에 꾸준히 쌓아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준비 전략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한 자료
-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분석
- 종로학원, 반도체 계약학과 합격선 추이 분석
- 베리타스알파, 2027 전형계획 및 전공별 분석 기사
- 머니투데이, 뉴스핌, 뉴스1, 인사이트, 서울경제, 시사저널 등 관련 보도
본 게시물은 2026년 하반기 기준으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정보성 글입니다. 대입 전형 및 모집인원은 대학별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지원 전 반드시 각 대학 입학처의 최신 공고와 위 링크의 원문을 함께 확인하시길 바랍니다.